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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의 운세가 사회적 분위기 좌우하게 돼

    천이백 기자 (c122103@naver.com)    2014-01-13 07: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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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갑오년(甲午年)을 맞은 대한민국의 새해 운세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합니다.

국가의 운세가 사회적 분위기를 좌우하게 되고, 그 여파가 국민들에게 두루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우리 각 개인의 운세와도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얼마나 발전을 이룰지가 관심사입니다.

나라 전체가 번성하지 않고는 개인들도 풍요를 누리기 어려운 것은 물론입니다.

 

남북대화는 또 어떤 식으로 이뤄질 것이며, 빈부·지역·이념·세대로 갈라진 사회의 통합은 이룰 수 있을는지요.

 

이밖에도 원칙과 질서가 지켜짐으로써 사회적 품격이 유지될 수 있다면 그것도 국가의 운세가 통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훤하게 밝아 오른 새해의 태양처럼 우리 사회의 운세도 과연 희망적일까요.

새해가 '청마(靑馬)의 해'라고 하는데, 그 의미가 시사하듯이 우리 모두 더욱 강인하고 역동적인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인지요.

 

하지만 새해 벽두부터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갈등과 마찰의 모습은 희망을 다짐하기에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는 게 솔직한 생각입니다.

 

보신각 타종 소리를 들으며 나 자신과 약속했던 사소한 다짐들조차 벌써 거추장스럽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요즘 우리 사회가 처한 모습은 아침저녁으로 전달되는 뉴스에서 그대로 확인됩니다.

유감스럽게도 온통 일방적인 시위와 투쟁구호뿐입니다.

 

그럴듯한 논리와 표현으로 장식된 겉껍질을 벗겨내면 서로 더 많이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자신만 옳고, 유독 자신만 손해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아직도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는 철도파업이 그렇고 여차하면 거리로 뛰쳐나올 기세인 동네 의사들의 집단 움직임이 그렇습니다.

 

거의 주말마다 서울 시내 곳곳에서 어지럽게 열리는 시국집회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국사 교과서 파동에서 드러난 교육 현장의 이념분쟁도 마찬가지입니다.

 

새해 아침의 푸근한 웃음과 덕담은 일찌감치 사라지고 서로 비수를 꺼내든 양상입니다.

 

심지어 ‘안녕하십니까’라는 평상적인 인사말도 사회적인 불만을 표출하는 상징적인 도구로 변해 버렸습니다. 그뿐일까요.

 

서로 상대방을 향해 ‘응답하라’며 불만에 가득찬 요구를 쏟아내고 있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는 듯합니다.

 

진정한 소통 노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소통을 아쉬워하기 전에 욕구와 불만이 너무 지나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서로 제 역할을 미루고 분수를 지키지 못하면서도 주장만 앞세운다면 소통은 이뤄질 수 없는 것입니다.

 

결국 오가는 언성만 높아지기 마련이지요.

새해를 맞은 대한민국의 단편적인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새해 우리 사회의 운세는 이미 희망찬 기대와는 크게 어긋나고 있는 게 아닌가 여겨집니다.

 

이러한 뉴스들과는 달리 몇 해 안으로 국민소득 4만불 시대를 열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약속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처가 되도록 만들겠다는 다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소 위안을 받으면서도 당장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공기업 개혁 하나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런 약속들이 그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올해는 전셋값이 얼마나 오를지, 직장에서 쫓겨나지는 않을지, 대학을 졸업하는 자식들이 변변한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지 하는 걱정에 대한 답변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그러면서도 국민 각자가 나라의 운명을 한 바늘씩 엮어간다는 책임감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인간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자연적인 천재지변은 국가가 타고난 운명이라 치부하더라도 주어진 여건에서 생활을 풍요롭게 가꾸고 삶의 수준을 높이는 것은 어디까지나 구성원들의 몫입니다.

 

국가의 운세라는 것이 결국은 국민들이 하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깁니다.

근면하지 못한 국민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는 없는 것이겠지요.

 

경제적 여유를 누리면서도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품격있는 사회를 달성하는 여부가 각자의 노력에 달려 있음은 물론입니다.

 

새해가 시작되고 이미 하루하루 멀어져가는 지금 대한민국은 과연 어디를 향해서 가는 걸까요. 이대로 간다면 한 해가 끝나는 연말에는 어느 종착점에 도달해 있을 것인지도 미리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 종착점에서 지나온 길을 돌아다보며 2014년 한 해는 정말로 운수가 대통했다고 서로 흡족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될까요.

 

물론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한민국호에 동승한 승객과 구성원으로서 각자의 역할과 임무가 주어져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거창한 구호나 슬로건은 일단 미뤄두어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마음에서 따뜻한 미소와 먼저 내미는 악수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필자소개

  

 

 

 

 

 

 

 

 

 

 

 

                                     허영섭

 언론인, 칼럼니스트. 저서로 ‘일본, 조선총독부를 세우다’, ‘대만 어디에 있는가’, ‘한국과 대만, 잠시 멀어진 이웃’(e-book) 등이 있다.

 

천이백 인천복지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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